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 24일은 결혼기념일입니다. 지난 19년 결혼기념일에는 남편이 20주년을 미리 축하하자고 홍콩의 멋진 야경과 함께 와인을 마시자 해서 여행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멋진 야경은커녕 저녁엔 추워서 덜덜 떨었고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는 남편 때문에 여행 내내 툴툴거리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19주년 기념일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 될 줄도 모르는 체 말입니다. 이제 제 곁에는 툴툴거리는 남편도 없고 더 이상의 부부 여행은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도 장성해서 모두 내 곁을 떠났고 남은 것은 나 자신과 새로 입양한 유기 묘 한 마리뿐입니다. 예전에 17년 5개월을 키웠던 고양이가 올해 초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한동안 많이 힘들었습니다. 퇴근 후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디선가 뛰어와 부비부비하면서 야옹거릴 것 같고 치즈를 먹으면 자기도 달라고 야옹거리는 것 같아 한동안 치즈도 못 먹었습니다. 그렇게 열 달이 지났고 새로운 고양이가 지난번 아이처럼 비 오는 날 저에게 왔습니다. 미미가 보내준 아인가봅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는 구석에 숨어 누가 오는지 확인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합니다. 오늘은 결혼한 지 36년 되는 날이지만, 이젠 옛 추억으로 간직하고 예쁜 것들만 기억하며 새로 우리 집에 온 “나비”와 함께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기로 마음먹기로 했습니다. 나비야 엄마랑 오래오래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