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7 <고구마 나눔>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얼마 전 언니가 농사지은 호박고구마를 보내줬는데 우리 네 가족이 먹기엔 상당히 많은 양이었습니다. 오래 두고 먹기엔 마땅히 보관할 만한 곳도 없고...게다가 언니가 농사지은 거 팔아주려고 시댁에 한 박스, 친구네 집에 몇 박스, 다 보내준 터였습니다. 우선은 그냥 받아먹기 죄송해서 시골언니께 용돈을 보내 드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나눔’이었습니다. 이곳에 이사 온지 5년이 다 되가는데 딱히 이웃집에 가본 적도 없고, 그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눈인사 정도만 하지…
2023/10/28 <내 삶의 길목에서>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제가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부도로 아버지는 지방으로 가시고 엄마가 저희 형제를 키우셨습니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하고 저는 새벽에 신문을 돌렸습니다. 어느 날 신문을 가지러 나온 선생님과 마주쳤는데 "잠깐 집으로 들어와라." 하시기에 들어가니 김밥 3줄을 호일에 말아 주시며 동생이랑 먹으라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장애인이셨습니다. 칠판에 "일체유심조 :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다." 는 뜻의 글을 쓰신 후 "내가 정상적인 몸은 아니지만 마음은 지극히 정상인이다. 우…
2023/10/27 <내 삶의 길목에서>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2023/10/28 <내 삶의 길목에서>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2023/10/29 <내 삶의 길목에서>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엄마는 굴 국밥집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마한테는 늘 굴 냄새가 났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참관 수업이 있었습니다. 엄마는 점심시간에 식당일이 제일 바빴기에 나는 엄마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6학년 마지막 봄, 일 학기 참관수업이었고 나는 여느 때처럼 국어 시간 발표할 시를 준비했습니다. 고마운 사람에 대한 시였습니다. 엄마에 대해 쓰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셨기에 엄마가 늘 일을 하셨습니다. 엄마는 통영에서 해산물로 장사를 하십니다. 엄마의 손이…
2023/10/29 <저녁을 거닐다>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2023/10/24 <새로운 식구가 생겼습니다.>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오늘 24일은 결혼기념일입니다. 지난 19년 결혼기념일에는 남편이 20주년을 미리 축하하자고 홍콩의 멋진 야경과 함께 와인을 마시자 해서 여행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멋진 야경은커녕 저녁엔 추워서 덜덜 떨었고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는 남편 때문에 여행 내내 툴툴거리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19주년 기념일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 될 줄도 모르는 체 말입니다. 이제 제 곁에는 툴툴거리는 남편도 없고 더 이상의 부부 여행은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2023/10/25 <교실에 할매 잔소리가 생중계 되다>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수업 중에 휴대폰이 울렸다 당황해서 스피커를 눌렀다 할매 목소리가 교실에 생중계됐다 핸우가? 할매다 와 말을 안하노? 여보시오, 여보시오 스피커를 끄려고 하자 선생님이 말렸다 애들이 킥킥댔다 나는 할매한테 끊으라고 속삭였다 안 들린다, 더 크기 말해라 니 아침에 타닝매까통가 뭐시기 안사 준다꼬 삐끼가 밥도 안 묵고 내뺐제? 자꾸 그카믄 우짜노 할매가 니 좋아하는 쏘세지 넣고 도시락 싸 왔다, 나온나 배고플 낀데 요거 묵고 해라 애들이 책상을 두드리며 웃음…
2023/10/24 <흔들흔들>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달걀을 깔끔하게 깨려면 흔들흔들 서너 번 좌우로 흔들어서 달걀 막이 껍질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대 신발을 잘 신으려면 뒤집어서 흔들흔들 신발을 침대로 삼고 자던 녀석들을 깨워 내보내야 한다네 사람을 얻으려면 흔들흔들 마음을 흔들어 이 사람 좀 괜찮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해야 한다는군 흔들흔들 흔들 생각은 흔들의자가 없어도 될 거야 우린 흔들리게 태어났으니까 일단 몸을 흔들흔들 음악이 있으면 더 좋겠지 흔들흔들 마음도 흔들흔들 네가 흔들리는 건 당연해 나도 흔들려 우린…
2023/10/26 <당신과 함께 하는 가을>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가을이 오면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뜨거운 정열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중년의 빈 가슴에 가을빛으로 찾아오는 당신은 이른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의 향기보다 언제나 누이처럼 고운 자태로 피어난 국화의 향기보다 더 향기로움으로 다가오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을에는 한 줄기 바람에 떨어지는 외로운 갈색의 낙엽보다도 가슴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빛 단풍이고 싶습니다 이 가을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까닭은 당신과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박태규 시인의 <당신과 함께 하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