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배미향의 저녁스케치

2023/02/06 <정월대보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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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결혼식을 올리고 부모님 품을 떠나 신정동 새댁이 된지 벌써 1년 10개월이 됐습니다. 며칠 전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정월대보름이니 찰밥하고 나물을 가져가라는 전화였습니다. 부모님과 살 때는 정월대보름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엄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모든 날들이 그리워집니다. 심지어 찰밥은 평창에 계시는 할머님이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일산에 있는 저의 친정으로 보내주시는 귀한 음식입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차를 운전해 친정엘 갔습니다. 올해도 역시나 할머니가 보내주신 찰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 연말에 할머니가 넘어지셔서 고관절에 금이 가는 바람에 올해는 할머니 표 찰밥을 못 먹겠구나 그랬는데 친정에 가보니 평창에서 온 찰밥이 있더라구요. 엄마께 여쭤보니 할머니 대신 평창에 사는 둘째 고모가 찰밥을 해서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매년 먹던 찰밥인데 올해는 그 감사함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창에서 온 찰밥과 엄마 표 나물 5종 세트를 한 가득 챙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보니 남편이 토요 일 인데도 출근했다가 돌아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팬에 들기름을 두른 후 찰밥을 피자처럼 납작하게 구웠습니다. 그리고 나물 5종과, 구운 김, 김장김치, 물김치로 상을 차렸습니다. 찰밥을 먹는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김 위에 찰밥과 나물, 김치를 올린 뒤 한 입 가득 넣고 먹다가 물김치를 한 입 먹어주는 거랍니다. 그 맛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결혼 후, 이전엔 미처 몰랐던 부모님의 사랑을 보름음식들과 더욱 느끼게 되었는데 이게 바로 정월대보름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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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향의 저녁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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